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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5장

명령어의 의미를 고민할 틈도 없었다. 나는 휴대폰의 입력창에 ‘/edit’ 를 실행했다.

그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서서히 느려진 것이 아니라 완벽히, 인위적으로 정지했다. 자연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절대적인 고요가 내려앉았다. 조이 역시 그 충격을 고스란히 느꼈다. 그는 다급히 허공에 글씨를 쓰기 시작하며 스스로를 보호할 내러티브의 방벽을 쌓아 올렸다. 허공에 문자들이 무섭게 쌓이고 겹쳐지더니 이내 불꽃이 튀는 파열음과 함께 문자들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하아… 아슬아슬했어.” 가까스로 버텨낸 조이가 숨을 고르며 입을 열었다. “잠깐만.” 그가 무언가 크게 잘못된 방 안을 살피는 사람처럼 주변의 보이드를 주의 깊게 살폈다. “당신의 기록이 이 세계에서 완전히 지워졌어. 말소되었다고. 그리고 이 세계의 시간도… 완전히 멈춰버린 게 느껴져.” 그는 자신의 존재를 잃지 않기 위해 실시간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재작성하며 버티고 있었다.

우리는 즉시 조이빌로 향했다. 겉보기엔 마을의 불빛도, 풍경도 평소와 똑같았다. 하지만 그 이면의 무언가가 철저하게 깨져 있었다. 아무도 나이를 먹지 않았고, 병들지도, 죽지도 않았다. 마을 사람들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태양이 다 타버릴 때까지 영원히 이곳에 남을 것을 아는 사람 특유의 텅 빈 어조로 대답했다.

우리는 도서관에서 숀과 댄을 찾았다. 주변의 모든 세계가 얼어붙은 상황 속에서도 그들은 마치 이런 사태를 감시하기 위해 설계된 존재들처럼 온전히 깨어 있었다. “네가 사용한 그 [][][] 이라는 명령어…” 숀이 신중하게 설명했다. “그건 차원을 물리적으로 다루는 힘(소스 코드)의 일부였어. 그리고 넌 그 힘의 극히 파편적인 일부만을 쥐고 있었던 거지.”

그때, 또다시 주머니 속 휴대폰이 진동했다. 나침판을 통해 접근한 컴퓨터 화면에서 터미널 창의 새로운 명령어가 떠오른 것이다. /undo

“다시 보이드로 돌아가. 그리고 ‘/undo’를 실행해.” 명령어가 떨어지는 순간, 얼어붙었던 세계가 서서히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가장자리부터 미세하게 시작된 흐름은 곧 원래의 박동을 되찾았다. 여전히 무언가 어긋난 위화감이 남아 있었지만, 적어도 그 소름 끼치는 절대적 정지는 끝이 났다. 조이가 참았던 숨을 길게 내쉬었다. “모든 게 다시 움직이고 있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