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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4장

보이드에 머물던 중, 주머니 속의 나침반이 아무런 조작도 없이 스스로 미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직감적으로 거울을 확인했다. 거울 표면에 맺힌 영상은 더 이상 내 반사된 모습이 아니었다. 누군가의 1인칭 시점, 유리를 통해 바깥을 내다보는 듯한 누군가의 시야가 펼쳐지고 있었다.

거울 속의 인물은 책상 위를 다급히 훑으며 무언가를 찾느라 손을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그를 향해 말을 걸어보았지만, 거울 속의 세계는 완벽히 단절되어 있었다. 그는 나를 볼 수도, 내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었다. 이 작은 유리창 너머의 존재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그는 무언가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가 찾는 것은 바로 내가 가지고 있는 ‘다이어리’였다.

나는 그의 책상 구조에 맞춰 거울 너머로 다이어리를 밀어 넣듯 올려놓았다. 두 세계에 동시에 존재하는 형태가 된 다이어리를 발견하자, 그의 움직임이 거짓말처럼 멎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뻗어 다이어리를 집어 들었다. 그는 안도한 듯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고, 자신이 썼던 기록의 일부를 그곳에 끼워 넣었다. 오랫동안 찾던 제자리를 찾아낸 듯 보였다.

나중에 그가 새로 끼워 넣은 다이어리의 뒷장을 읽어보았다. 그곳엔 외부에서 설계된 이 세계의 내부 논리(Settings)에 대한 메모가 남겨져 있었다. [설정] 첫째 - 이 세계는 본래 결함 없이 완벽하게 설계되었다. 둘째 - 플레이어(Player)가 도착했을 때, 그 완벽한 균형이 깨어졌다.

거울 속의 인물은 다시 움직여 서재를 향해 걷고 있었다. 책장과 서류들이 가득한 넓은 방. 그는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모니터가 밝아지고, 그 위에 떠오른 터미널 창에는 단 하나의 명령어가 깜빡이고 있었다. /edit 바로 그 순간, 내 휴대폰이 징동했다. 거울 속 화면에 뜬 그 명령어가 내 폰에도 떠오른 것이다.

나는 조이에게 ‘/edit’라는 명령어에 대해 알렸다. “무슨 뜻이지?” 조이가 되물었다. 그는 내가 말한 명령어를 전혀 듣지 못한 듯했다. “듣기는 했지만… 내게는 [][][] 처럼 깨져서 들려. 다른 차원의 언어라 이곳에서는 신호가 제대로 번역되지 않는군.” 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것이 무엇을 하는지 아는 유일한 방법은… 직접 사용해 보는 것뿐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