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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2장

도서관의 깊은 곳은 어딘가 위화감이 느껴졌다. 오랫동안 누구의 손길도 닿지 않은 책들, 그리고 그 사이에 당연히 무언가 있어야 할 법한 빈 공간들. 나는 숀에게 다가가 그 공백에 대해 물었다.

숀은 차분하게 되물었다. “당신이 태어나기 전의 일들… 그것들이 정말로 일어났던 일일까? 아니면 당신의 등장과 함께 설계된 ‘설정’에 불과할까?” 비난조의 음성은 아니었다. 그저 도서관이 오랜 시간 동안 품고 있었던 묵직한 의문일 뿐이었다.

나는 조이빌에서 비치는 다른 세계선에서 가져온 굳게 잠긴 다이어리를 숀에게 건넸다. 다이어리를 세밀하게 살피던 숀이 말했다. “이건 이 세계의 기록이 아니야. 그리고 아직 열리지도 않을 거야. 이것을 열기 위한 개연성이 존재하지 않으니까.” ‘개연성’이 무엇인지 묻자 그는 오랫동안 생각해 온 철학자처럼 설명했다. “개연성이란 결과를 정당화하는 과정이야. 막강한 힘을 사용하려면, 먼저 그 힘을 정당화할 절차와 과정을 밟아야만 해. 그것이 개연성이 의미하는 바지. 이 다이어리가 열리려면 단순한 열쇠가 아니라, 그에 합당한 ‘이야기’가 앞서야 해.”

다이어리의 잠금을 풀기 위해서는 ‘이야기’로 대가를 치러야 했다. “열쇠와 관련된 이야기를 수집해 봐. 그 자물쇠를 정당화할 만큼 충분한 무게감을 가진 이야기여야 해. 도서관의 아이리스에게 물어보면 알지도 모르지.”

아이리스를 찾아가 열쇠에 관해 묻자 그녀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녀가 머릿속의 모든 책을 훑고 지나가는 듯한 고요한 침묵이 이어졌다. “이거야.” 그녀는 마침내 낡은 책 한 권을 꺼내 건넸다. 숲에서 발견된 황금 열쇠. 그것이 무엇을 여는지 이해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 잠재력과 그에 따르는 대가에 대한 오래된 동화였다.

나는 그 ‘황금 열쇠’ 책을 보이드의 조이에게 가져갔다. 책을 훑어본 조이는 기록자의 특권으로 그 모든 내용을 단 한 장의 페이지로 압축해 내었다. “이 페이지를 스텔라 파티에 있는 ‘조이빌’ 책에 가져다 대.”

나는 그 페이지를 조이빌 책에 눌러 붙였다. 잠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니, 이내 책이 그 페이지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황금 열쇠의 이야기가 비로소 조이빌의 이야기에 제대로 뿌리를 내린 것이다. 그 이야기에 쓰여진 대로 나는 숲으로 향했다. 놀랍게도 그곳, 오래된 나무뿌리 아래에 반쯤 파묻힌 ‘황금 열쇠’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 모든 과정이 충족되었다. 다이어리로 돌아와 황금 열쇠를 꽂아 넣자, 잠금쇠가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갈라진 틈 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다. 마침내 굳게 닫혀있던 다이어리가 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