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완전히 덮었지만, 세계는 여전히 생동감 있게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이야기가 전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책 한 권이 닫혔을 뿐, 이 세계는 무한히 뻗어 나가고 있었다. 나는 조이빌 도서관으로 향했다.
도서관은 언제나처럼 변함없이 그 구석구석을 채색하고 있었다. 숀과 댄 역시 자기 자리에 꼿꼿이 서서 평온한 낯빛을 유지했다. 찰나의 시간도 흐르지 않은 듯, 혹은 세상의 억겁 같은 시간을 무던히 견뎌온 듯한 의연함이었다. 조이빌 세계관이 지속되는 것에 대해 묻자 숀이 단호히 답했다. “세계는 계속 움직여. 그게 세계가 마땅히 하는 일이니까.” 어떠한 감상의 동요도 없는 투박한 어조였다. “이 모든 건… 어쩌면 아주 덩치 큰 아이가 꾸는 원초적인 꿈일지도 몰라.” 숀이 중얼거렸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수많은 무수한 가능성들 중에서, 그 작은 아이가 가장 간절히 바라마지않는 ‘결말’. 가장 상상하기 좋고 행복한 ‘가장 이상적인 버전’인 거지. 누군가의 치열한 상상과 가장 깊은 염원 속에서… 우리는 언제까지나 그 안에서 계속 숨 쉬며 존재할 거야.”
나는 도서관의 낡은 책들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빛바랜 한 책갈피 사이의 가장자리에, 누군가 의도를 품고 작게 찍어 누른 메모가 띄엄띄엄 적혀 있었다. [기록은 끝이 난다. 하지만 그것이 읽히는 순간, 다시 시작된다.]
나는 창밖 어딘가를 한참 동안 물끄러미 내다보고 서 있는 댄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우주는 과연 무엇일까?” 댄은 곧바로 나를 향해 몸을 기울이지 않은 채 나지막이 말했다. “나는 우주가 어떤 ‘접촉’을 통해 탄생한다고 생각해. 치밀한 관찰, 예기치 않은 간섭, 그리고 상호작용. 우주라는 건 필사적으로 지독하게 외롭거든. 언제나 무언가에게 절실하게 닿으려고 손을 뻗고 있지. 어쩌면 우주가 긴 시간 내내 해온 일이라고는 그저 누군가를 찾아 손을 무한히 더듬고 내젓어 온 것뿐일지도 몰라.” 그가 마침내 온전히 시선을 돌려 나를 똑바로 꿰뚫어 보았다. “가끔은, 우리를 떠올려 줘.”
다시 스텔라 파티로 돌아온 나는 조이빌 책을 보듬어 쥐고 맨 처음 장을 펼쳤다. 모든 것이 고스란히 그 안에 숨 쉬고 있었다. 처음 이 기묘한 조이빌에 떨어진 순간부터, 보이드의 틈새로 뛰어들어 왜곡된 차원의 진실을 헤아리기까지의 모든 궤적이, 방금 막 써 내려간 것처럼 선명한 잉크 냄새를 머금고 있었다. 페이지를 천천히 음미하며 나는 새로운 공상에 잠겨 들어갔다. ‘만약 내가 다른 방식으로 퀘스트를 시도했다면? 그곳에 좀 더 다른 인물과 먼저 갔다면 어땠을까? 이 이야기가 전혀 엉뚱하게 흘러갔더라면?’
새로운 세계선은 늘 그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의 질문들로부터 형태를 잡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그렇게, 조이빌은 다시 한 번 벅차오르는 고동을 뛴다. 책을 마주 잡은 누군가에 의해 살아있는 생명으로 ‘읽어냄’을 당함으로써, 새로운 모험의 호흡 속에서, 또다시 찬란하고 영원히 살아 숨 쉰 채. 🌕